대상 확인: 퇴직금이 담긴 IRP에서 연금을 받으면서 다른 소득도 있는 퇴직자
이 글은 회사를 그만두면서 퇴직금을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로 받은 퇴직자를 위한 글입니다. 이 독자는 만 55세가 지나 IRP에서 연금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해에 임대소득이나 사업소득 같은 다른 종합소득도 있어 다음 해 5월에 종합소득세를 신고해야 합니다. 신고서를 펼쳐 보면 연금소득을 적는 칸이 있습니다. 그래서 IRP에서 받은 연금 전액을 그 칸에 적어야 하는지, 받은 돈이 한 해 1,500만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되는지 망설이게 됩니다.
기존 글은 연금을 받을 때 붙는 세금의 종류, 사적연금 1,500만원 기준의 계산법, 중도 해지 시 16.5% 추징을 주로 다뤘습니다. 이 글은 한 가지만 다룹니다. 퇴직금에서 나온 연금, 즉 이연퇴직소득을 연금으로 받은 금액을 신고서에서 어떻게 처리하는지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연퇴직소득을 연금으로 받은 금액은 원천징수로 과세가 끝나는 분리과세 소득이므로 종합소득세 신고서의 연금소득 칸에 합산하지 않습니다. 또 사적연금 1,500만원 판정 금액에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만 같은 IRP 안에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이나 운용수익이 섞여 있다면 그 부분에서 나온 연금은 따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 결론이 본인에게 그대로 적용되는지는 두 가지로 판단합니다. 첫째, IRP에 들어 있는 돈 가운데 퇴직금에서 옮겨 온 금액이 있어야 합니다. 둘째, 그 돈을 연금수령 요건을 갖춰 연금으로 받고 있어야 합니다. 퇴직금 없이 본인 납입금만 쌓인 IRP라면 이연퇴직소득에 관한 설명은 해당하지 않고, 세액공제분·운용수익 부분의 기준만 적용됩니다. 퇴직금을 옮겼는지는 퇴직할 때 받은 퇴직소득 원천징수영수증에 이연퇴직소득세가 계산되어 있는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퇴직금을 IRP로 옮기는 제도는 퇴직급여 제도의 일부이며, 퇴직연금 제도의 운영 기준은 고용노동부가 안내하는 퇴직급여 제도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그 돈이 연금으로 나올 때의 세금 처리만 다룹니다.
기입 항목: IRP에서 받은 돈을 성격별로 나눠 적을 칸을 정합니다
IRP 하나에서 연금이 나오더라도 세법은 계좌 안의 돈을 성격에 따라 나눕니다. 연금을 꺼낼 때는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납입금이 먼저 나오고, 그다음 이연퇴직소득, 마지막으로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 순서로 나오는 것으로 봅니다. 신고서에 무엇을 적을지는 이 순서와 각 부분의 과세 방식에 따라 정해집니다. 아래 비교 목록으로 정리합니다.
-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납입금: 이미 세금을 낸 돈이므로 과세 대상이 아니며, 신고서에 적지 않고 1,500만원 판정에도 넣지 않습니다.
- 이연퇴직소득(퇴직금에서 온 돈)을 연금으로 받은 금액: 연금소득으로 분류되지만 원천징수로 과세가 끝나는 분리과세 소득입니다. 신고서 연금소득 칸에 합산하지 않으며 1,500만원 판정에서도 제외됩니다.
-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에서 나온 연금: 나이에 따라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5.5%(70세 미만), 4.4%(70세 이상 80세 미만), 3.3%(80세 이상)로 원천징수됩니다. 이 부분이 다른 사적연금과 합쳐 한 해 1,500만원 이하이면 분리과세로 끝나고, 넘으면 종합과세나 16.5% 분리과세 중 하나를 고릅니다.
- 연금수령한도를 넘어 받은 금액: 연금이 아닌 연금외수령으로 봅니다. 이연퇴직소득 부분이면 퇴직소득으로 과세되어 종합소득 신고 대상에서 빠지고, 세액공제분과 운용수익 부분이면 기타소득으로 16.5%가 분리과세됩니다.
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금은 이와 다릅니다. 공적연금은 연말정산을 거쳤더라도 다른 종합소득이 있으면 신고서 연금소득 칸에 합산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 독자가 신고서에 적는 연금소득은 공적연금과, 1,500만원을 넘어 종합과세를 고른 경우의 사적연금 부분이며, 퇴직금에서 나온 연금은 들어가지 않습니다.
적용 예시로 두 경우를 나눠 봅니다. 한 해 수령액이 모두 이연퇴직소득 부분에서 나왔다면 이 독자의 신고서 연금소득 칸에는 공적연금만 남습니다. 반대로 이연퇴직소득이 소진되어 세액공제분까지 꺼내기 시작한 해라면, 같은 계좌에서 받은 돈이라도 세액공제분·운용수익 부분만 떼어 1,500만원 판정을 합니다. 인출 순서상 이연퇴직소득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세액공제분이 나오지 않으므로, 퇴직금 규모가 큰 계좌는 처음 여러 해 동안 신고서에 적을 사적연금이 없을 수 있습니다.
공제·감면 칸: 퇴직소득세 감면은 신고서가 아니라 원천징수 단계에서 끝납니다
퇴직금을 IRP로 옮기면 퇴직할 때 퇴직소득세를 바로 떼지 않고 미뤄 둡니다. 이 미뤄 둔 세금이 이연퇴직소득세입니다. 나중에 연금으로 받으면 이연퇴직소득세의 일부만 냅니다. 실제 연금을 받은 연차가 10년 이하인 동안에는 이연퇴직소득세의 70%를, 10년을 넘는 연차부터는 60%를 냅니다. 금융회사는 연금을 줄 때 이 비율을 적용해 원천징수하고, 지방소득세로 그 10%를 함께 뗍니다.
이 감면은 종합소득세 신고서의 세액감면 칸에 적어 받는 것이 아닙니다. 원천징수할 때 이미 낮은 비율로 계산되기 때문에, 신고서에 따로 감면을 신청할 칸이 없습니다. 다음은 계산 구조를 보여 주는 가정 예시입니다. 실제 금액은 퇴직소득 원천징수영수증에 적힌 이연퇴직소득과 이연퇴직소득세로 계산합니다.
- 가정: 이연퇴직소득 1억원, 이연퇴직소득세 500만원인 IRP에서 연금수령 1년 차에 1,000만원을 받는 경우입니다.
- 받은 금액에 대응하는 이연퇴직소득세는 500만원 × (1,000만원 ÷ 1억원) = 50만원입니다.
- 연금수령 10년 이하이므로 50만원 × 70% = 35만원이 소득세로 원천징수되고, 지방소득세로 3만 5천원이 함께 원천징수됩니다.
- 같은 1,000만원을 연금수령한도를 넘겨 연금외수령으로 받았다면 대응 세액 50만원 전액이 퇴직소득세로 원천징수됩니다.
이 예시에서 1,000만원은 신고서 연금소득 칸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받은 금액이 1,500만원을 넘더라도 이연퇴직소득 부분이라면 결과는 같습니다. 이연퇴직소득세와 감면 비율의 기준은 국세청 연금 세제 안내에서 연금계좌 과세 항목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감면이 제대로 적용되었는지는 신고서가 아니라 원천징수 내역으로 확인합니다. 이연퇴직소득 부분의 원천징수 세액이 받은 금액에 대응하는 이연퇴직소득세보다 낮게 계산되어 있으면 감면이 반영된 것입니다. 대응 세액과 같은 금액이 원천징수되어 있다면 연금외수령으로 처리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금융회사에 수령 구분을 문의합니다. 연금수령연차가 10년을 넘는 해부터는 감면 비율이 바뀌므로, 같은 금액을 받아도 해마다 원천징수 세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확인합니다.
제출 기한과 방법: 5월 신고에 앞서 확인할 서류
종합소득세 신고 기한은 소득이 생긴 다음 해 5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이며, 홈택스나 세무서에서 신고합니다. 이 독자는 신고서를 쓰기 전에 IRP를 관리하는 금융회사에서 연금계좌 원천징수 내역을 받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 내역에는 한 해 동안 받은 연금이 이연퇴직소득 부분과 세액공제분·운용수익 부분으로 나뉘어 표시되므로, 어느 금액을 1,500만원 판정에 넣을지 가를 수 있습니다.
홈택스에 미리 채워진 자료에 연금 지급 내역이 보이더라도 그 금액을 그대로 연금소득 칸에 옮기지 말고 소득 구분부터 확인합니다. 분리과세로 끝난 이연퇴직소득 부분까지 합산하면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더 계산하게 됩니다. 반대로 세액공제분·운용수익 부분이 다른 사적연금과 합쳐 1,500만원을 넘는데 신고에서 빠뜨리면, 종합과세와 16.5% 분리과세 중 무엇을 골랐는지가 신고서에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미 신고서를 제출한 뒤에 잘못을 알게 된 경우에도 바로잡는 절차가 있습니다. 이연퇴직소득 부분을 연금소득 칸에 잘못 합산해 세금을 더 냈다면 경정청구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넣어야 할 사적연금을 빠뜨렸다면 수정신고로 고칩니다. 어느 경우든 금융회사 원천징수 내역이 근거 서류가 되므로, 신고가 끝난 뒤에도 그 내역을 보관해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작성 요령(※): 신고서를 채우기 전에 점검할 순서
※ 첫째, 금융회사 원천징수 내역에서 한 해 수령액을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납입금, 이연퇴직소득, 세액공제분·운용수익의 세 부분으로 나눕니다. 둘째, 세액공제분·운용수익 부분만 다른 연금저축·IRP의 같은 성격 금액과 합쳐 1,500만원을 넘는지 봅니다. 셋째, 넘지 않으면 사적연금은 신고서에 적지 않고 공적연금과 다른 종합소득만 적습니다. 넷째, 넘으면 종합과세와 16.5% 분리과세 중 하나를 고르고, 종합과세를 고른 경우에만 그 금액을 연금소득 칸에 적습니다.
※ 연금수령한도를 넘겨 받은 해에는 같은 계좌에서 나온 돈이라도 일부가 퇴직소득이나 기타소득으로 바뀌어 원천징수 세율이 달라집니다. 연금수령한도는 해당 연도 초 계좌 평가액을 (11 − 연금수령연차)로 나눈 값의 120%로 계산합니다. 한도 안에서 받았는지에 따라 70% 감면이 적용되었는지가 갈리므로, 원천징수 내역에서 연금수령과 연금외수령 구분을 함께 확인합니다.
※ 공적연금을 연금소득 칸에 적을 때는 공적연금 지급 기관이 발급하는 연금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의 금액을 기준으로 합니다. IRP 원천징수 내역과 공적연금 영수증을 나란히 놓고 보면, 신고서에 들어갈 연금과 원천징수로 끝난 연금이 한눈에 구분됩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세법 기준을 설명한 것이며 특정 금융상품의 가입이나 해지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감면 비율과 1,500만원 기준은 세법 개정으로 바뀔 수 있으므로, 신고 시점에 시행되는 기준과 본인의 원천징수 내역을 함께 확인한 뒤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